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 항상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경제 거품이나 동아시아의 외환 위기를 보면, 다양한 지표들이 오히려 혼란을 주기도 한다. 주식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몇 가지 조짐들로 주가의 상투를 판단할 수 있다는데,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주가 상투의 징후
주가가 급격히 상승한 후, 이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평범한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통해 성공한 이야기가 퍼진다. 1985년의 종합주가지수가 130대에 머물다가 1989년에는 1000을 돌파한 상황이 대표적이다. 당시 농부들이 소 팔고 논 팔아 주식에 투자했지만, 3년 후에는 500대로 하락하면서 많은 농부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자살하기도 했다.
1999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코스닥 지수가 급등해 700에서 2800까지 올랐지만, 이후 폭락해 500대로 떨어졌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다. 이는 주가의 꼭대기, 즉 상투를 알리는 신호였다.
투자자들의 행태
주식 시장이 버블을 형성할 때, 전업 투자자의 수가 급증하고, 초등학교에서도 주식 관련 과목이 생긴다. 초등학생이 주식으로 수익을 내고, 이에 대한 신문 기사까지 등장하는 상황도 일어났다. 이는 사회 전체가 주식 시장에 중독되었거나, 그들의 부모가 주식으로 큰 수익을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직장인들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적립식 펀드의 설정액이 급속히 늘어나는데, 이것도 상투의 징후다.
주가 상투의 다양한 징후
증권사 객장에 아기를 업은 어머니들이 등장하거나, 증권사들이 광고를 통해 펀드 수익률을 자랑하는 것도 주가의 상투를 의미한다. 주식 시장에 신규 상장과 유상증자가 급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주식 시장이 침체될 때는 신규 상장 기업 수가 감소했고, 상승기였던 2005~2007년에는 그 수가 급증했다.
주가 상투를 판단하는 방법
주가 상투를 판단하는 몇 가지 조건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주식 투자 성공담을 담은 책들이 쏟아진다.
- 농부와 백수, 초등학생이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는다.
- 전업 투자자의 수가 급증한다.
- 적립식 펀드의 설정액이 급증한다.
- 증권사 객장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 TV에서 펀드 수익률 광고가 자주 나온다.
- 신규 상장과 유상증자가 급증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모두 갖추어지면 주가의 상투인 것이 틀림없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징후들이 나타났다고 해서 꼭 상투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점이다. 상투의 징후들이 상투가 아닌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
주가 상투의 징후를 판단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이들이 항상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다. 주식 시장의 상투와 바닥은 지나가고 나서야 명확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러한 징후들을 참고하되, 신중한 판단과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상투와 바닥의 조짐들이 지나가고 난 후 전문가들이 설명하는 용도로 쓰일 뿐, 매매에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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